고객센터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제보하기

국제유가 두달새 ‘반토막’... 휘발유



> 부동산

애매한 래미안 리더스원, 정말 로또일까.

기사입력 : 2018-12-13 09:02:54 최종수정 : 2018-12-13 09:02:54

올해 서울 강남 마지막 분양인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이 지난 달 6일부터 1순위 청약을 받았다.

 

‘로또 아파트’로 이목을 끌고 있는 단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돼서다.

 

이 아파트는 정말 로또일까.

 

금융결제원의 아파트 청약 홈페이지인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달 6일부터 래미안 리더스원 1순위 청약이 시작됐다.

 

이 아파트는 특별공급 청약 없이 바로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서다.

 

올해 초 일원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 당시 특별공급에서 이른바 ‘금수저 잔치’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 특별공급을 없앴다.

 

고가(高價) 아파트 축에 들지만 로또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격이 크게 낮은 것으로 발표되어서다.

 

HUG가 분양보증을 승인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4484만원이다.

 

인근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전용면적 84㎡ 분양권 최근 실거래가(19억5000만원 3.3㎡당 약 5700만원)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3.3㎡당 분양가 4484만원을 전용 84㎡(공급면적 114㎡) 분양가로 환산할 경우 약 15억2000만원 안팎이란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 단지 전용 84㎡의 주택형별 실제 분양가는 15억7000만에서 17억3000만원으로 평균을 훨씬 웃돈다.

 

3.3㎡당 최고 5088만원이다.

 

전용 59㎡의 경우엔 최고 5300만원대로 올라간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을까.

 

HUG는 평균 분양가를 계산할 때 주택형별 평균 분양가격을 더한 뒤 이를 주택형의 수로 다시 나누는 단순평균을 쓴다.

 

예컨대 10가지 주택형이 있는 아파트라면 각각의 평균 분양가를 더한 뒤 이를 다시 10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간단하지만 주택형별 가구수를 고려하지 않는 계산법이다 보니 평균 분양가가 왜곡될 수 있다.

 

래미안리더스원 일반분양분 가운데 전용 114㎡ 이상 대형 주택형은 36가구로 전체(232가구)의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택형 숫자로 따졌을 때는 대형이 7개로 전체(14개)의 절반을 차지한다.

 

전체 가구수의 10% 안팎인 면적대가 평균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셈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평균 분양가로 가격 경쟁력을 따질 때는 착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발코니 확장비나 유상 옵션까지 더해서 실제 분양가를 계산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아파트의 최소 분양가는 12억원이다.

 

전용 59㎡의 분양가가 12억6000만에서 12억8000만원 이어서다.

 

전용 84㎡는 16억1000만원부터 17억3000만원까지다.

 

전용 114㎡는 18억에서 19억9000만원으로 20억원에 육박한다.

 

전용 205㎡와 238㎡의 펜트하우스도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각각 35억원과 39억원에 분양한다.

 

하지만 당첨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할 분양가는 이보다 높다.

 

발코니 확장과 마감재 등 옵션을 선택하면 비용이 수천만원 올라간다.

 

전용 84㎡A의 경우 가전을 제외한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분양가가 최고 17억3000만원에서 17억6000만원으로 3000만원가량 늘어난다.

 

1100만원대인 발코니 확장 비용과 시스템 에어컨(4곳 640만원), 원목마루(740만원)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예비 청약자들은 분양가격이 ‘로또’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저렴하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박조영(45) 씨는 “옵션을 다 더해보면 분양가격이 더 오른다”며 “딱 주변 시세만큼 분양가가 책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동에 거주하는 김모(70) 씨는 “가격에 비하면 마감재가 썩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며 “강남 다른 프리미엄급

재건축처럼 고급스러운 맛이 없다”고 평가했다.

 

금융 조건도 좋지 않은 편이다.

 

모든 주택형(전용 59에서 238㎡) 분양 가격이 9억원을 넘긴 탓에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현금부자’들만 계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시공사 신용을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삼성물산은 보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현금으로 내야하는 중도금의 납입기간도 빠듯하다.

 

아파트 중도금은 6차례에 걸쳐 6개월마다 한 번씩 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단지는 내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개월에 한 번씩 중도금을 내야한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한 회차 납입금만 1억7000만원으로, 모두 10억원을 웃돈다.

 

3억5000만원 안팎의 계약금까지 합치면 총 14억원가량의 현금을 들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한 예비청약자는 “중도금 대출이 안 되다 보니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향이 좋은 주택을 말하는 이른바 ‘로열층’ 당첨 확률이 낮다는 점에서도 로또로 부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 조합원들이 중고층 물량을 우선 배정받아 일반분양은 대부분 저층 위주인 탓이다.

 

아파트는 일반분양 232가구 가운데 96가구가 5층 이하 저층에 배정됐다.

 

전용 84㎡의 경우 41%가 저층이다.

 

전용 114㎡는 29가구 절반을 넘는 19가구가 5층 이하 저층이다.

 

전용 135㎡의 경우엔 4가구 모두 저층에 배정됐다.

 

경기 고양에서 온 이모(71) 씨는 “아파트 위치는 좋지만 상품성만 따졌을 땐 연초 분양한 ‘디에이치자이개포’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평가는 엇갈리지만 청약경쟁률은 높을 것으로 분양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1주택자들에겐 청약을 통한 사실상 마지막 ‘갈아타기’ 기회여서다.

 

정부는 지난 달 말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추첨제 물량 가운데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단지는 제도 개정 전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까닭에 기존 청약제도대로 중대형 면적대 물량의 절반을 추첨제로 공급한다.

 

한 70대 여성은 “집을 한 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아 청약해 볼 생각”며 “당첨되면 기존 집을 매각하거나 전세로 돌려서라도 중도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비청약자들이 기존 주택 처분까지 염두에 두는 건 시세 차익을 기대해서다.

 

현지 중개업소들 역시 당첨자들이 분양가 대비 4억에서 5억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기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집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진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서초동 S공인 관계자는 “래미안에스티지S 전용 84㎡가 21억에서 22억원을 호가하고 있는 만큼 래미안리더스원은 준공 후 22억에서 23억원 정도의 시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변에 흔치 않은 전용 59㎡가 희소성 때문에 각광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D공인 관계자는 “인근 단지들보다 규모가 큰 데다 커뮤니티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면서 “무지개아파트와 신동아 아파트 등 주변 단지들까지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시사한국저널 김석현 기자>

 


ⓒ 종합정보 미디어 시사한국저널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