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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활용해 출하량 5배 늘린 '청년 어부’ 돈 없는 양식업 꿈꾸게하다.

기사입력 : 2019-04-12 13:30:42 최종수정 : 2019-04-12 13:00:42

가진 땅과 자본이 많지 않았던 청년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젊은 귀어인은 흰다리새우 양식을 택한 건 초기 투자금이 다른 물고기 양식보다 적게 들어검증이 덜 됐지만 미생물을 활용하는 기술을 도입한 이유도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반면 그게 오히려 천재민 새우궁전 대표에겐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친환경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했고 국내 새우양식업계 최초로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도 획득했다. 자본 없이는 진입할 꿈도 꾸지 말라는 양식업계에서 빠르게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전남 여수 화양면 용주리.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해안가에 작지 않은 규모의 시설이 보였다.

 

실외 양식장 4개와 하우스 양식장 1. 천 대표가 운영하는 사업장이다. 겨울엔 하우스 양식장만 가동하며 새우는 높은 수온에서 잘 자라는데 적정 수온은 28~30도다.

 

실외 양식장에선 봄부터 키우기 시작해 8~10월 출하하는 게 보통이다.

 

990(300) 규모의 실내 양식장에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쏟아졌으며 하우스 안에는 33규모의 탱크 10개가 설치돼 있다. 탱크마다 짙은 황토색 물이 가득차 있었고 탱크 안으로 들어간 천 대표가 그물을 들어올리자 팔딱이는 작은 새우가 딸려 올라왔다. 키우기 시작한 지 45일 되는 새우들로 탱크 하나당 1~15000마리의 새우를 키우고 있으며 평당 1000~1500마리를 넣은 것이다.

 

보통 새우 양식장이 평당 200마리 정도를 키우는 것과 비교하면 면적 대비 효율이 다섯 배 이상이다.

 

천 대표는 좁은 땅에서 밀도 높게 키울 양식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플락(미생물을 활용한 수산물 양식법)이라는 기술로 새우를 키우는데 미생물을 통해 사료 찌꺼기나 배설물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을 분해하는 게 기술의 핵심으로 천 대표는 한번 물을 넣어주면 새우가 다 자랄 때까지 물을 갈지 않아도 돼 친환경적이라고 했으며 성장이 빨라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연중 출하도 가능하다.

 

천 대표는 20대 중반에 귀어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양식에 관심을 보였고 수산 쪽에 가능성이 있다는 삼촌의 권유를 받았습니다.”

 

경상대 해양과학대에 진학해 양식을 전공했다.

 

물고기 양식을 전문적으로 배웠다.

    

현실의 벽은 높았는데 물고기 양식을 하려면 상당한 시설비가 필요했으며 물려받을 양식장도, 여유 자금도 따로 없던 그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하다 흰다리새우를 발견했다.

 

새우 양식은 다른 생선 양식보다 초기 자본이 덜 든다. 새우 양식을 결심한 그는 유명한 새우 양식장을 찾아다니다 현장 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충남 태안의 종묘 부화장, 전남 신안과 해남의 새우 양식장 등에서 근무했다.

 

현장 직원으로 2년 반을 보냈다. “이젠 내 양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하며 번 돈에다 어업인후계자 지원금을 확보했다.

 

그래도 자금이 부족해 땅을 바로 살 수 없어 임대부지를 알아봤다.

 

쉽지 않았어요. 땅 주인은 하라고 하는데 마을 주민이 반대하고, 마을 주민이 환영하는 곳은 땅 주인이 반대하고. 지금의 부지를 마지막으로 보러 왔을 때 여기다 싶었죠.”

 

새우 양식장이 동네에 들어오는 것을 마뜩잖아 하는 주민들을 일일이 설득했다. 천 대표는 이제 화양면 어업인연합회 총무까지 맡고 있다.

 

어렵게 양식장을 세웠지만 난관이 계속 닥쳤다.

 

젊은 패기로 버텼죠. 실패에서 배우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고민 속에서 나온 것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플락 양식법이다.

 

바이오플락을 활용한 하우스 양식은 실외 양식과 달리 1년 내내 날씨와 상관없이 출하할 수 있다.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기술이라 시행착오도 많았다.

 

수온에 민감한 미생물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천 대표는 자신의 새우를 차별화하고 싶다고 했다.

 

새우궁전이라는 브랜드를 만든 것도, 첫 해썹 인증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항산화 성분 개발 기업과 협업해 기능성 특화 새우를 키우고 있는 것. 해당 성분이 들어간 전문 사료를 주면서 항산화 성분 함유량이 월등히 높은 새우를 키우는 게 목표다.

 

기능성 새우는 이달부터 출하된다.

 

천 대표는 주변의 제안을 주의 깊게 듣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은 게 이른 시간 안에 자리잡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시사한국저널 안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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