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 밤 새크라멘토 교외 주택가에서 차 유리창을 깨는 차량 절도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관 두 명이 출동하게 되었다.
경찰관은 용의자가 차량 두 대를 절도 후 근처 주택으로 잠입했다는 무전을 받고 수색에 나섰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마주친 용의자 스테폰 클락(22)은 손에서 빛이 세어 나오고 있었는데 이를 본 경찰관 두 명은 총을 쏘려는 것으로 판단 후 대응사격을 했고 무려 20발을 맞은 클락은 현장에서 숨졌다.
그러나 사망 후 손에서 발견한 것은 총이 아닌 아이폰이었다. 어두운 밤 휴대전화 손전등을 권총으로 오인한 것이었다.
게다가 절도를 위해 잠입했다는 집은 클락의 할아버지 집 뒤뜰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관들이 착용하고 있던 바디 캠 영상에는 수차례 손을 보이라는 경고 후 손에서 세어 나오는 빛을 보고 “총!”을 외친 뒤 동시에 사격을 한 장면이 녹화되어 있었다.
‘경찰의 흑인 청년 사살 사건’으로 새크라멘토에서는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가 확산되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 경찰이 주도하에 3월 22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인 새크라멘토 킹스와 애틀랜타 호크스의 경기장에 수백 명이 몰리자 체육관을 봉쇄했다.
이 지역 흑인 민권단체도 도심에서 같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클락의 할머니는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와 있다가 변을 당한 건가”라며 오열하고 유족을 돕는 알 샤프턴 목사는 “무장하지 않은 젊은이를 향해 무려 20발이나 총을 쏘아댄 무자비한 참극”이라고 말했다.
해당 경찰국은 클락이 차량 두 대의 절도범이 맞고 경찰관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대응 사격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유족들은 신고 전화 내용이나 인상 착의와 체격 등에 비춰 경찰관들이 절도범을 오인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클락에게는 두 명의 어린 자녀와 약혼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한국저널 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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