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은 새해 첫 공개 행보로 항상 1월 1일 0시에 당 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다.
이곳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집권 이후 해마다 가장 먼저 찾는 곳인데 올해도 역시나 방문했지만, 이례적으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에는 관련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또한, 지난 1일 “충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전략무기 개발 의사와 대미(對美) 강경노선을 밝힌 가운데 집권 후 처음으로 육성 신년사가 아닌 당 전원 회의 결과 보고로 대신에 하게 되면서 김정은의 행보가 불투명해져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신년사를 대체한 이유에 대해 “새로운 길의 전환적 결정을 당 전체 뜻을 통해 결정하는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2일 북한 당중앙위 전원 회의 관련 보고서에서 “1~2월에 한국과 미국이 북·미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북(對北) 메시지와 선언적 조치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하며 “1~2월이 한반도 정세의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은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고려해 대미 장기전 체제를 설정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향후 1년간의 정세 불확실성을 관망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정치적 시간으로 활용하는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통일연구원은 해석했다.
이에 미국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대미 압박 수위를 높여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 한다고 지적하며,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센터(CNI) 한국담당국장은 지난해 말일인 31일 “김정은은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도박을 하고 있다”라며 “북한이 제재 해제와 체제 보장을 얻기 위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를 꺼낸 것이고 김정은은 지금 위험한 지정학적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부터 먼저 할 것 같다”라고 내다봤으며 “북한이 영향력과 외교적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긴장을 점차 고조시킬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또한, 지난 1일 외교 정책 이견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다 지난해 9월 경질된 존 볼턴 前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새해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한국에서 취소되거나 축소된 모든 군사 훈련을 완전히 재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김정은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한 데 대해 미국을 상대로 충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 ‘강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말이 논쟁거리가 되었었고, 그는 “미군이 진정으로 ‘오늘 밤 싸울’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열라”라고 덧붙였다.
<시사한국저널 박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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